북한이 장마철 강풍과 폭우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평양 등 일부 지역에서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 2012년 태풍 ‘볼라벤’급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기상악화와 수해 문제 등에 직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외 출장 기간에 맞춰 탄도미사일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조선중앙방송은 27일 “이날 오후부터 30일까지 양강도, 함경북도, 나선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폭우 경보가 발령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특히 “청천강과 대동강, 예성강 일대에 비가 집중될 것”이라며 범람 피해도 우려했다. 황해도와 강원도 내륙, 개성시에 예상되는 비의 양은 오는 30일까지 250∼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해안 일대에 초속 10m 이상, 룡천군·온천군 등에는 한때 초속 15m 이상의 센 바람이 불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은 최근 사흘째 쏟아진 비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다. 평양 시내 전봇대가 부러지는가 하면 평양 외곽지역에선 농작물이 강풍에 쓰러지고 침수된 장면도 보도됐다. 북한은 이번 장마와 관련 태풍 ‘볼라벤’ 피해가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볼라벤은 북한 일대를 관통했고, 농경지와 가구가 다수 침수되고 수십 명이 숨지는 피해가 발생했었다.
북한에 강풍·폭우 경보가 내리면서 윤 대통령의 부재를 틈탄 탄도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낮아졌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후 귀국길에 탄도미사일을 쏘며 효과를 극대화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주요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 비행기에서 미사일 발사 보고를 받았고 북한 도발을 강하게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출국을 계기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남북 간 ‘강 대 강’으로 맞선 국면에서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수해 피해 등 내치에 집중해야 할 상황을 맞은 만큼 탄도미사일 도발 우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은 기상 상황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데 비가 오거나 바람이 셀 경우 발사 자체가 쉽지 않다”며 “북한은 장마가 끝나는 다음 달 미국 독립기념일 전후에 미사일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