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꼴찌 증시, 前정부·글로벌 탓만 할 수 없다


경제 위기의 태풍이 몰려오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유독 심하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닥·코스피지수는 각각 16.01%, 11.89% 떨어지며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40개 중 하락률 1·2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내리막길이다. 20~24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 46.6%, ‘잘못한다’ 47.7%로 취임 6주 만에 긍정·부정 평가가 역전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민심 악화 요인으로 인사 논란과 정책 혼선 등도 거론되지만 최대 원인이 경제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경제 위기의 상당 부분은 문재인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의 후유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긴축 쇼크에 기인한다. 하지만 ‘남 탓’을 할 때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해지는 원인을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반도체 등 주력 기업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 못지않게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약해진 우리 경제 체질이다. 정부가 구조 개혁을 외치지만 말만 무성한 것을 시장은 잘 알고 있다. 연금·교육 개혁 등은 집권 초에 밀어붙여도 힘든데 여권 어디에서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노동 개혁은 ‘쉬운 해고’는커녕 주 52시간 개편을 놓고 혼선만 노출했다. “개혁 동력은 유한하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유체이탈 화법에는 말문이 닫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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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3.7%에서 2.9%로 낮췄고 중국 인민대 산하 연구소는 정부의 올해 목표(5.5%)보다 낮은 4.7%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워낙 빨라 한국은행이 다음 달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자본 유출 압박은 더 거세질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경제 운용 전반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플랜을 가동하면서 구조 개혁의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천해가야 한다. 시장은 ‘무늬만 개혁’에 쉽게 속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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