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3일간의 회담을 통해 경제, 안보를 함께 지키는 포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7일 밤(한국시간 28일 오전) 나토 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페이스북에 “숙소에서 잠시 쉬며 첫 일정인 앤서니 노먼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마드리드에 대해선 “오후 9시에도 석양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표현했다.
29~30일 열리는 나토 회의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을 가치로 하는 나토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경제안보와 관련된 각국의 협력이 논의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 약 10개국 정상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갖는데 원전, 반도체 등 경제안보와 긴밀히 관련한 주요 현안들이 다양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나토 회의에 맞춰 정치 참여 1주년을 맞는 윤 대통령은 1년 전 대선 출마 선언 때부터 ‘경제안보’를 강조해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회견문에서 “국제 사회는 인권과 법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핵심 첨단기술과 산업시설을 공유하는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 안보와 경제, 국내 문제와 국제 관계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가 됐다”며 “이제는 전쟁도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으로 싸운다”고도 강조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토 회의 참석 의의를 △자유민주주의 등 규범의 연대 △신흥 안보 협력 분야의 중요성 증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3가지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안보와 경제가 합쳐지고 있다”며 “반도체 기술을 포함해 원전 건설, 녹색기술에서의 첨단 기술 등을 바탕으로 신흥 안보를 나토 회원국 및 파트너국과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 전용기 ‘공군1호기’ 기내를 돌며 동행한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첫 순방인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왔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겠느냐”고 답했다. ‘(장시간 비행 동안) 조금 쉬었느냐’는 질문엔 “못 쉬었다. 자료를 보느라”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인사를 마친 뒤 김건희 여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비행이 어떠했느냐’, ‘컨디션은 어땠냐’ 등 연이은 물음에 엷은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 여사가 취재진에 공식 인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나토 정상회의의 배우자 세션과 부부 동반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