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인기작 ‘종이의 집’의 리메이크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공개됐다. 근미래의 한반도 공동경제구역 조폐국에서 4조 원을 훔쳐내는 이야기를 다룬다. 27일 글로벌 3위·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 등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원작 평론가 점수가 94%, 관객 점수가 78%인데 반해, 한국판은 각각 82%, 48%로 큰 차이가 난다. IMDb에서도 원작이 8.2점인데, 한국판은 5.1점에 불과하다.
원작을 절반으로 압축한 것이 작품에 영향을 줬다. 캐릭터들의 입체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평면적으로만 묘사됐다. 나이로비·오슬로·헬싱키 등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원작을 줄이며 속도감 있는 전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설명이 줄어들며 개연성도 줄었다. 엄청난 인원으로 일반인을 추격하다 놓치는 경찰을 보면 자연스럽게 개연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 개연성을 포기했다면 액션 등으로 장르적 쾌감을 충분히 전달해야 하지만, 그런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원작을 시청했다면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배경·설정의 디테일을 제외하면 원작 그대로 흘러간다. CG의 허술함과 일부 배역의 어색한 연기와 사투리, 영화 ‘도둑들’의 B급 리메이크 같은 클리셰들도 호불호에 한 몫 한다.
리메이크에 따른 극성 팬들의 유입, 한 작품에 참여한 세 명의 각본가, 개성 강한 주·조연급 배우들 등 사공이 너무 많았다.
사물놀이 BGM과 하회탈은 한국적 요소를 잘 드러낸다. 박해수·김윤진의 연기, 스크린 장악력은 놀랍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단점들을 덮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류용재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파에야라면 우리는 볶음밥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리메이크는 볶음밥이라기보다는 파에야에 억지로 고추장을 뿌린 느낌이다.
김홍선 감독과 유지태는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며 “호불호는 예상했고, 파트 2가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촬영 종료 후 후반 작업 중인 상태에서 작품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떠나간 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려 놓을지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