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플레 쓰나미’ 증폭시키는 과속 임금 인상 자제해야


물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 심의 시한을 하루 앞둔 28일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문제를 논의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팽팽한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동계는 이날 올해보다 12.9% 올린 시간당 1만 340원의 최저임금 수정안을 내놓은 반면 경영계는 1.1% 인상된 9260원을 제시해 1080원의 격차를 보였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어느 때보다 첨예한 노사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결의 대회를 열고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경영계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게다가 대기업 노조마저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악순환을 빚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기본급 인상액의 두 배가 넘는 16만 5200원 인상을 요구하면서 쟁의 발생을 결의했고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도 12.8%(기본급 기준)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과 만나 “고임금 확산은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면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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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5년 동안 41.6%에 달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취약 계층의 일자리 파괴와 자영업자의 몰락을 초래했을 뿐이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면 최대 16만 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가 미증유의 복합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과속 임금 인상은 인플레이션 쓰나미를 증폭시키고 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게 된다. 지금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다. 또 이번에 무산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제도 조속히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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