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8년 만에 신규 반도체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기술 경영’을 강조하면서 시스템반도체 1위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 도약, 메모리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기흥 반도체사업장 유휴 부지에서 R&D센터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 작업에 들어갔다. 건설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연구 기지를 만드는 것은 2014년 화성캠퍼스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DSR) 설립 이후 8년 만이다. 기흥 사업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1980년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상징적인 장소다.
삼성전자가 기흥 사업장에 R&D센터를 추가로 짓는 것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 계획에 걸맞은 인력과 설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화성캠퍼스 내 DSR·반도체연구소(SRD)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을 연구했다. 기존 R&D 시설은 엔지니어 수와 설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연구·사무 공간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새 R&D 센터가 완공되면 신기술 개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흥 사업장은 화성 연구소와 자동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새 R&D센터에서는 주로 반도체 칩 파운드리, 메모리 관련 첨단 기술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30일 양산에 돌입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공정을 비롯해 12나노 D램 등 최첨단 기술 연구의 기반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 파악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