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나양 가족 '사인 불명'…아우디, 월 90만원 중고 리스였다

車고장·사고도 조사…수면제 복용 여부도

억대 채무, 암호화폐 투자손실 등 생활고

실종 직전까지 '극단 선택' '루나' 등 검색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지난 29일 조유나(11) 양 일가족이 탑승한 차량을 인양하는 모습. 연합뉴스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지난 29일 조유나(11) 양 일가족이 탑승한 차량을 인양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 완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가족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경찰은 조양의 아버지 조모(36)씨와 어머니 이모(35)씨 부부가 억대 채무와 암호화폐 투자 손실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인양된 조 양 가족 차에서 발견된 시신 3구는 지문 확인 결과 조양을 비롯한 조씨와 이씨로 최종 확인됐다. 조씨는 안전벨트를 맨 채 운전석에 앉은 상태였고 뒷좌석에는 조양과 이씨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숨져 있었다.

1차 부검결과 ‘사인 불명’…종합검사 결과는 한달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이날 1차 부검 결과 발표에서 ‘사인 불명’이라는 구두 소견을 냈다. 시신이 오랜 기간 물속에 잠겨 있었던 탓에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단정할 수 없지만 익사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시신에서 외상이나 질병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체내 플랑크톤 검사 및 약·독극물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체내 플랑크톤 검사를 하면 사망자가 물에 빠지기 전에 숨졌는지, 물에 빠진 다음 숨졌는지 알 수 있다. 종합검사 결과는 약 한달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부근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한 뒤 조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부근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한 뒤 조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우디 월 90만원짜리 중고 리스…고장·사고 여부도 조사



경찰은 차량 고장이나 사고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인양된 차량은 변속기(기어)가 '파킹(주차)' 상태로 돼있었다. 또 경찰은 “조씨 가족의 아우디 차량은 중고 리스”라며 “한 달에 약 90만원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밀린 금액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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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조양 부모가 지난달 초부터 실종 직전까지 '극단적 선택' 관련 키워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 씨의 검색 내역에는 '완도 방파제 수심', '방파제 차량 추락', '익사 고통', '물때표' 등이 기록돼 있었다.

조양 부모는 지난 5월 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포털 사이트에 '루나 코인'과 '수면제'를 여러 차례 찾아보기도 했다. 루나 코인의 시세는 지난달 일주일 만에 99.99% 이상 폭락한 바 있다.

축 늘어진 조양, 수면제 먹였나…타살 가능성은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수면제를 구입했는지 여부와 정확한 코인 투자 금액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타살 가능성은 현재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검 등을 통해 숨진 조양에게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될지도 관심사다. 조양이 축 늘어진 채 엄마 등에 업혀 객실을 나오는 장면이 CCTV 영상에 담겨있었기에 그 배경과 연결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도 실종 가족’ 중 조유나 양이 지난달 30일 밤11시 어머니 등에 업혀 펜션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YTN 방송화면 캡처‘완도 실종 가족’ 중 조유나 양이 지난달 30일 밤11시 어머니 등에 업혀 펜션에서 나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YTN 방송화면 캡처


조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지난달 24일부터 묵었고 엿새 후인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펜션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이들의 차는 같은 날 오후 11시 6분께 3㎞가량 떨어진 송곡항 인근 버스정류장을 지났고 조양 가족의 휴대전화 신호는 다음날인 31일 새벽 송곡항 인근을 마지막으로 차례로 꺼졌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이달 16일 이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같은 달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지난 28일 오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승용차 부품과 차량을 발견했고 29일 차량을 인양해 시신을 발견했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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