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30일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부터 북한 지역내 호우로 인해 북한은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황강댐 수문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시 사전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8일 오후 4시경 남북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댐 방류 때 사전 통지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당시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고 며칠 전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 관영매체에서 임진강 상류 지역에 큰비가 내렸다고 보도한 점을 고려할 때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에 사전 통보를 요구한 시점 이후에 북한의 무단 방류 정황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가 인지한 시점은 (권영세) 장관이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을 방문하고 또 우리 측 대북통보가 완료된 이후 시점”이라며 “이후 시점에서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졌고 그때 수문 개방으로 판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28일 오후 군남댐을 방문해 접경주민 안전과 수해방지시설 등을 점검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무단 방류 인지 시점과 유감 표명 시점이 차이가 나는 데 대해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여러 자료와 상황을 가지고 분석했다”면서 “정부가 입장을 발표할 수준으로 분석이 이뤄진 게 오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황강댐의 총저수량은 남측 군남댐(총저수량 7160만t)의 다섯 배가량인 3억5000만t에 달해 수문을 개방하면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는데, 필승교 수위가 이날 오전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에서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지만 우리한테 큰 영향은 없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는 또 "정부는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방류를 감안해 미리 군남댐 수위 조절 등을 통해 대비해 왔다”면서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측 지역의 강우 및 방류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측 수역 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