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경기 둔화 우려에 짓눌리며 약 1년 8개월 만에 23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176개를 기록했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지수의 경우 충격을 더 크게 받으며 2% 넘게 하락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2포인트(1.17%) 내린 2305.42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28포인트(0.44%) 오른 2342.92 출발해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 전환했다. 장 후반 간신히 낙폭을 줄였지만, 한때 2300선을 뚫리며 2291.49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하며 지수 하방 압력을 가했다.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곧 매도 전환했다. 외국인은 3427억 원, 기관은 58억 원어치를 팔았다. 한편 개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3304억 원을 사들였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 경계 심리가 살아나면서 3대 지수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경기 침체 공포가 지수를 짓누를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약 13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둔화 가능성 역시 제기되면서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과거 경험상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인 220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은 기아(0.91%)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 약세 마감했다. 삼성전자(-1.40%), SK하이닉스(-3.85%)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3.85%) 역시 낙폭이 컸다. 이어 삼성SDI(-3.76%), LG화학(-1.36%) 등 2차전지 관련주과 NAVER(035420)(-1.25%), 카카오(035720)(-3.72%) 등 인터넷주 역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5.96포인트(2.14%) 급락한 729.48에 장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장중 하락폭을 키우며 약 1주일 만에 720선으로 되돌아갔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만이 206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한편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79억 원 684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 역시 하락세가 짙었다. 엘앤에프(066970)(-5.48%), 에코프로비엠(247540)(-4.32%) 등 2차전지 부품주들의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카카오게임즈(293490)(-1.63%), 펄어비스(263750)(-3.62%) 등 게임주와 HLB(028300)(-3.62%), 알테오젠(196170)(-5.56%) 등 바이오주 역시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