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며 약세장 진입을 공식화한 뉴욕증시가 하반기 첫 거래일인 1일 상승 마감했다. 다만 개장 초 오름세를 보였다 장중 하락하고, 이후 다시 반등해 마감하는 등 장중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1.83포인트(1.05%) 오른 3만 1097.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95포인트(1.06%) 상승한 3825.33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9.11포인트(0.90%) 오른 1만 1127.85로 끝났다.
S&P500지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20.6%가량 하락해 197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주말과 오는 4일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증시를 둘러싼 금융 환경의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이날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이 확인되며 경기 침체 우려는 깊어졌다. 이날 발표된 6월 S&P 글로벌의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을 기록해 거의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월의 57.0에서 큰 폭 하락한 것으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PMI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SM의 6월 제조업 PMI는 53.0으로 집계돼 전달의 56.1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4.3을 모두 밑돌았다. 이날 수치는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치로 확인됐다.
제조업 지표가 악화되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재차 하락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 모델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는 1일 기준, 마이너스(-) 2.1%로 집계됐다. 전날의 -1.0%에서 추가 하락한 것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이날 장중 2.79%까지 하락했다. 10년물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국채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해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빠르게 하락 중이다.
다만 불안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이날 증시는 반등 마감했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으며, 유틸리티, 임의소비재, 부동산, 에너지, 금융, 필수소비재, 헬스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올랐다. 다만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는 회사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과 시장 상황 악화를 이유로 사업부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0% 가량 급락했다.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회계 4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실망에 3%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적절히 통제할 수 없으리라는 우려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마켓워치에 "이러한 광범위한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2분기에 침체 위험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 역시 월스트리트저널에 "경기침체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을 보고 있다"라며 노동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내년 초에 침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긴축을 조기에 끝내거나, 혹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의 유리엔 티머 글로벌 매크로 담당 디렉터는 "인플레이션 열기가 현 수준에서 약간 식기 시작하면, 연준에게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그 정도면 2차 피해를 크게 입히지 않으면서 경제를 진정시키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