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 최근 여당 1호 공부모임을 발족한 데 이어 장제원 의원도 자신이 주도하는 포럼을 재가동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이달 ‘당·정 연계 토론 모임’ 출범을 예고했다. 7일 이준석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잇따라 만들어지는 공부모임이 차기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세 결집’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흘러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이달 내 당·정 연계 토론모임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인수위에서 만든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대해 전문가 등을 초청해 공부하고 입법을 뒷받침을 하겠다는 취지다.
안 의원 측은 “윤석열 정부가 우선적으로 중점 과제로 추진해야 할 일들, 혁신이 필요한 현안들, 국가 난제들에 대해 윤석열 정부를 돕고 입법 면에서 뒷받침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공부를 하자는 게 모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 측은 모임에 회원 가입을 따로 받지 않고 주제에 따라 의원들이 참석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순수 공부 모임’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이 의원들과 접점을 늘리면서 당내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6·1 지방선거 직후 여당 1호 공부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띄웠다. 새미래는 지난달 22일 출범했고 당 소속 의원 115명의 절반 가량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도 차기 당권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김 의원도 ‘순수 공부모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도 지난달 27일 자신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을 1년 반 만에 재가동했다. 27일 열린 포럼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사로 초청됐고, 국민의힘 의원 약 60명이 참석했다. 안 의원, 최재형 의원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고 같은 날 오후 열린 의총보다 참석자 수가 많아 ‘세 과시’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친윤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민들레'(민심을 들을래)’ 모임은 계파 논란에 휩싸인 후 재정비에 돌입했고 여전히 활동 시점은 불투명하다.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 결과 발표 전 활동을 시작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모임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매주 한 두 차례 정책 의원총회를 활발하게 여는 점도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행보다.
권 원내대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반도체 정책 의총을 시작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이 강연한 ‘외교안보 정책 의총’ △윤창현 의원이 강연한 ‘가상자산 정책 의총’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강연자로 나선 ‘탈원전과 전기료 인상 관련 정책 의총’ 등 최근 4차례 정책 의총을 열었다.
당 지도부로 개별 공부모임을 꾸릴 수 없는 권 원내대표가 정책 의총을 통해 사실상 당정 연계 공식 공부모임을 가동하는 셈이라는 당 일각의 해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