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는 고용 지표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기업에 가혹한 부담을 안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고용을 책임지려는 자세보다 규제 완화, 인센티브 등을 강화해 민간이 고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현대자동차그룹·SK·LG·포스코·KT 등 국내 6개 대기업은 지난해 말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희망 온 프로젝트를 통해 3년간 17만 9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경기가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일자리 수를 확충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 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노동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 등 정부 주도로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규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채용 압박까지 가중돼 기업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경직돼 있다. 기업들은 정부가 고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인력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 결과에 따르면 3월 기준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의 절반(50%)은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들 기업은 고용 방침을 세우지 못한 이유로 고용 경직성과 경기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또 응답자의 43.6%는 대졸 신규 채용을 위해 새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 규제 완화’를 꼽았다.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 등 정부의 채찍보다는 당근을 기대하는 시각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새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기업 규제 완화, 인센티브 확대 등 고용 여력을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