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회 독주’ 재발 막으려면 여야 합의로 국회 정상화해야


국회가 여야 대치로 36일째 공전하는 가운데 의원들의 직무유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오후 만나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겨주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실행을 위한 사법개혁특위 구성과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 소송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협상 결렬 시 4일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이 출발부터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후반기 국회에서도 전반기처럼 ‘다수의 폭정(tyranny of the majority)’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한 뒤 여당 단독의 국회 개원을 강행한 데 이어 의장단은 물론 18개 국회 상임위원장도 독식했다. 이어 임대차 3법, 기업 규제 3법 등을 강행해 최악의 전세 대란과 일자리 쇼크를 초래했다. 게다가 대선 직후에는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였다. 경제·안보 복합 위기에서 산적한 민생 현안을 처리하려면 대화와 타협의 의회 민주주의 복원이 절실하다. 그래야 국론을 결집하고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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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당이 일방적으로 입법과 예산 등을 강행하는 ‘의회 독주’를 막으려면 여야 합의로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초 여야가 약속한 대로 국회의장은 의석이 많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은 여당이 각각 맡는 것이 순리다.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 등 터무니없는 전제 조건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민주당의 선거 3연패는 ‘폭주 정치’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조속히 국회 문을 열어 정부의 위기 대응 정책과 구조 개혁 추진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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