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한반도24시] 中 항모 건조와 이어도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中, 2030년까지 대만병합 가능성

3번째 항모 진수…양안 긴장 높여

日 오키나와 인근 미사일 전진 배치

韓도 남측 바다 해군력 경쟁 대비를





타이베이에서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인인 지인은 대만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적지 않다. 2월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30년까지 하나의 중국을 위해 대만을 병합할 것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설친다고 한다. 대만 사위를 본 서울의 친구는 사위가 본토에서 쳐들어오면 총을 들고 싸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실제 대만 내에서도 자발적으로 총기 사용법을 배우고 응급처치를 교육하는 단체나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대만 역시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으로 3년이던 군 복무 기간을 2018년부터 4개월로 줄였다. 훈련복 기념 사진을 찍고 하루에 3㎞ 구보하고 부대 배치를 연습하면서 제대한다. 사실상 모병제이나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호황으로 군인 직업은 인기가 없다.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65%였으나 올 3월에는 34.5%로 줄었다. 추궈정 대만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예비군 훈련 강화를 지시했다. 향후 5년간 7조 원의 예산으로 장거리 순항미사일, 대함미사일 구매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19만 명의 현역병만을 가지고 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군의 침공을 막는 것은 중과부적이다.

관련기사



대만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세 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했다. 푸젠함으로 명명된 새 항모는 중국이 자체 설계해 건조한 최초의 첨단 항모로 배수량은 8만여 톤에 이른다. 중국은 러시아의 미완성 항모를 가져와 개조한 ‘랴오닝’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산둥’ 등 2대의 항모를 보유했다. 둘 다 스키점프대식 함재기 이륙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푸젠함은 갑판에서 함재기를 쏘아 올리는 사출기 방식으로 유사시에 신속하게 전투기가 이륙할 수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해 미군의 항모 전단이 대만해협에서 1000㎞ 이내 접근을 막을 복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미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제1도련선(island chain)을 선포하고 지난해 3월 해경법 발효 이후 오키나와~대만~필리핀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2030년 이후에는 일본~사이판~괌을 연결하는 제2도련선을 구상하고 있다. 7개 암초에 인공섬을 조성하고 미사일 기지를 설치했다.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통제 강화는 한국의 해상 물류가 유사시에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만은 4개국 쿼드(Quad)에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문턱이 높다. 2020년 미국과 대만 간 무역액이 906억 달러에 달하지만 대만의 안보는 자강이 우선이고 다음이 외부의 지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은 2차 대전 이후 지속해온 유엔에 의한 다자 안보가 막을 내리고 동맹에 의한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진영 대결에 의한 신냉전 시대가 본격화됐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대만의 저항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안 거리가 130㎞에 불과한 대만해협의 높은 파고는 필연적으로 한반도로 몰아닥칠 것이다. 일본 역시 중국을 의식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두 배 올릴 방침이다. 각종 미사일을 오키나와 인근 섬에 배치하고 있다. 제주도 남쪽 바다가 거칠어지는 상황에서 1척의 항모도 보유하지 못한 대한민국은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가. 전설의 섬 이어도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해군력은 충분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북핵 위협과 함께 각국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남측 바다 해군력 경쟁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중위협의 어려운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