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성범죄 사진가 '우크라 전시회'로 재기하려다 뭇매

우크라이나 참상 담은 사진·증언 전시 계획했다 철회

유명 포토 저널리스트…2018년 성폭력·갑질횡포 드러나면서 추락

'나의 우크라이나…참화의 사람들' 공식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나의 우크라이나…참화의 사람들' 공식 포스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성폭행 범죄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일본의 유명 사진가가 ‘우크라이나 참상’을 밝힌 전시회를 통해 활동을 재개하려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꼬리 내렸다.

지난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포토저널리스트 히로카와 류이치(78)는 오는 5일부터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시민 갤러리에서 ‘나의 우크라이나…참화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이달 1일 돌연 계획을 철회했다. 히로카와는 지난 5~6월 러시아로부터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의 모습을 직접 촬영한 사진과 현지인의 증언 등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오키나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말 히로카와의 사진전 개최 소식이 들리자 “자신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되고 약 3년 6개월 만에 분명한 사과의 표현도 없이 활동을 재개하려는 데 대해 각계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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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군사기지·군대를 용납하지 않는 행동하는 여성들의 모임’ 다카사토 스즈요 공동대표는 “전시회를 허용한 나하시 시민 갤러리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사진전 개최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것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을 대표하는 포토 저널리스트로 꼽히던 히로카와는 지난 2018년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여러 여성들에게 저질렀던 성폭력, 성추행, 갑질횡포 등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10여년 전 히로카와의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성은 “어느날 그가 나를 택시에 태워 호텔로 끌고갔다. 성관계를 요구받고 두려웠지만, 일터에서 쫓겨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한 전직 여기자는 “15년 전 처음 만난 히로카와가 식사를 마치자 갑자기 성관계를 맺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자원봉사를 했던 여성은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누드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졸랐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히로카와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모두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마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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