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전국 아파트 매수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선 데다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실수요자 비중이 높은 젊은 층이 주택 매수 시기를 미루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총 3만 7124건의 5월 전국 아파트 매매계약 가운데 매수자가 30대 이하인 경우는 1만 554건으로 비중이 28.4%였다. 이는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이 27.2%를 기록한 2020년 6월 이후 23개월 만에 나온 가장 낮은 기록이다.
올해 5월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 조절과 시중금리 상승 현상이 있었다. 대선 정국이 달아올랐던 3월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규제 완화 공약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일부 공약의 중장기 검토를 공표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그 결과 잠깐 달아올랐던 시장 기대감이 사그라들었고 연초 시작된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가 가시화되며 매수자가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주택 시장이 위축되며 추후 집값의 방향성이 불확실해진 것도 매수 열기를 식힌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0대 이하 인구에서 매수세 위축이 두드러진 이유로는 해당 인구 집단의 높은 무주택자 비율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 인구의 주택 소유율은 29.5%로 △40대(59.3%) △50대(63.6%) △60대(68.0%) 등 다른 인구 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다. 통상 주택 시장의 향방이 불확실해지면 무주택자는 주택 구입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집값 추세가 불확실해져 젊은 층의 매수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부터 생애최초주택 구입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80%까지 상향됐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 2030세대의 매수세가 전과 같이 달아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