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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노동시장 둔화 좋다”…월러 “7월 0.75%p, 9월 0.5%p↑”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가 노동시장 둔화를 반기고 있다. 다만 누구도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적정한 감소 수준을 유지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월가가 노동시장 둔화를 반기고 있다. 다만 누구도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적정한 감소 수준을 유지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경기둔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덜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2.28% 뛴 것을 비롯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1.12%, 1.50% 상승했는데요. 전날에 이어 비슷한 분위기가 계속됐습니다.

중복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고용보고서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같은 굵직한 지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오늘도 시장의 경기침체에 대한 생각과 연준 내부의 금리인상 전망을 간단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경기 빠르게 둔화하면 연준이 할 일 줄어…적절한 악재는 호재”


키란 가네쉬 UBS 멀티에셋 전략가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이 보기 원하는 것은 노동시장에 약간의 둔화가 있으면서 붕괴하지는 않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이는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관련된 얘기입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6월26일~7월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3만5000건으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습니다. 시장 전망치 23만 건도 웃돌았는데요.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38만 건으로 5만1000 건 증가했습니다.

취업 관련 회사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의 수석 부사장 앤드류 챌린저는 “고용주들이 비용 절감을 통해 수요둔화에 대응하기 시작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지만 그 타이트함이 몇 달 안에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평소 같았으면 증시에 악재였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경기침체는 연준이 기준금리 덜 인상할 수 있는 요건이 되기 때문인데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노동시장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절대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강합니다)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일부 안심시켜줄 수 있는 대목이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폭등 수준으로 갑자기 늘어나면 모르겠지만 적절한 수준의 악화는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며 상황에 따라서는 “혹시나 연착륙도 가능한 것 아냐?” 같은 희망을 품을 수 있게도 하는데요.

경기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면 연준이 긴축과 관련해 할 일이 줄어들 것이다. 위키피디아경기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면 연준이 긴축과 관련해 할 일이 줄어들 것이다. 위키피디아


미 경제 방송 CNBC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줄어든다고 본다. 그것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것과 같은 맥락인데요.

물론 8일 나올 고용보고서가 노동시장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입니다만 월가에서는 6월에 일자리가 25만 개 늘면서 5월(39만 개)보다 증가폭이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치가 나온다면 이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가 되지만 꾸준히 증가는 하면서 둔화하는, 연준이 바라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만 보면 기술주와 나스닥에 좋은 여건만은 아니었습니다. 10년 물 금리가 다시 연 3%를 넘어섰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2년과 10년 물 국채의 금리역전 현상도 유지됐는데 이는 경기침체에 관한 신호여서 기준금리를 덜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는 측면이 있죠.

GDP 전망치도 내려가고 있는데요. 이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9%에서 0.7%로 1.2%포인트나 하향 조정했습니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조정폭이 큰데요. 웰스 파고는 올해 미국 GDP가 -0.2%를 기록하고 내년에 0.9%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월러 이사의 구상 0.75%p→0.5%p→0.25%p…“6월 CPI 높을 것”


추가로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자신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금리인상 경로를 밝혔는데요. 간단합니다. 7월 0.75%포인트, 9월 0.5%포인트를 거쳐 그 뒤에 정상적인 금리인상 수준인 0.25%포인트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 것이죠.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고 내려오는 것 같지 않다”며 “우리는 금리와 정책을 훨신 더 제한적인 영역으로 가야하며 이를 최대한 빨리 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요.



어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더 제한적인 영역’으로 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고 전해드렸습니다. 같은 얘기를 월러 이사가 했고 그가 7월에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한 만큼 ‘더 제한적인 영역’이라는 말의 뜻을 이달에도 0.75%포인트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파월이 이달에 0.5%포인트 아니면 0.75%포인트를 할 것이라고 한 만큼 시장도 0.75%포인트 인지하고 있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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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위키피디아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위키피디아


월러 이사가 밝힌 구상도 제롬 파월 의장이 얘기해온 초반에 금리를 많이 올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현 시점에서는 0.75%포인트가 매우 말이 된다”며 “나는 올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찬성해왔으며 (이 수준까지 올린 다음에) 우리가 어디있고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원사격했는데요.

사실 월러와 불라드는 모두 매파입니다. 월러 이사가 불러드 총재 밑에서 연구담당 디렉터를 지냈고 대차대조표 축소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물가가 너무 높고 13일 나올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크게 완화하는 모습을 찾을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파월 의장이 헤드라인 CPI가 중요하다고 밝혔던 점, 데이터에 의존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재확인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0.75%포인트가 지금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력한 셈이죠. 마이클 폰드 바클레이스 인플레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하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라며 “6월 CPI는 매우 강할 것이며 지난달 휘발유값 상승에 헤드라인 수치는 더 높을 것이다. 연준이 이달에 0.5%포인트로 인상폭을 낮출 수도 있지만 0.75%포인트를 선택할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휘발유 다음 달까지 4~4.25달러로 떨어질 가능성”…“아직 인플레 완화 신호 없다” 주장도


기준금리만 놓고 보면 중요한 것은 7월 이후가 될 겁니다. 월러 이사의 설명대로라면 인플레이션 개선 여부에 따라 9월부터는 인상폭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한데요. 이는 경기침체에 내년 후반기로 가면 기준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현 시장의 기대와 연계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서는 휘발유 얘기가 나오는데요. 전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 전역의 보통 휘발유 가격 평균은 갤런당 4.75달러로 지난달 14일의 5.016달러에서 낮아졌습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선물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다음 달 중순에는 평균 4~4.25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휘발유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인플레이션 기대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보통 시민들의 인플레 기대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휘발유를 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매일 접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겠죠. 특히 미국인들은 일상 생활에 자동차가 중요하기도 하구요.

휘발유값이 급등하면 “물가가 계속 오르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떨어지면 그 반대가 될 겁니다. 연준이 미시간대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했다는 점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휘발유의 중요성은 CPI의 주요 구성항목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하지요.

시장에서는 휘발유값이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연합뉴스시장에서는 휘발유값이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에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연합뉴스


다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게 인플레이션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러셀인베스트먼트의 조사에 따르면 채권 매니저 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3분의2가 향후 12개월 간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4.5%로 예상,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1년 내 연준 목표치 아래로 내려올 것이라고 본 사람은 아예 없었고 5년 안에 미국의 CPI가 2%를 밑돌 가능성을 예측한 이도 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플레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죠. 특히 이날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군사적 작전을 거의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으름장을 놓았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인플레의 핵심 변수인데 푸틴의 경우 그동안 평화 제스처가 기만 전술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전쟁을 무한대로 할 수 없고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고민할 시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끝날 건이 아니라는 거죠. 옥사나 아로노프 JP모건 자산운용 마켓 전략가는 “인플레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인플레 구성요소들은 여전히 끈적끈적하며 완화한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마지막으로 월가에서 강세론을 강하게 펴는 기관인 오펜하이머도 결국 S&P500 연말 전망치를 5330에서 4800으로 낮췄다고 하는데요. 여전히 이날 마감한 수준보다 약 22.9% 높지만 최후의 낙관론자 가운데 한 곳도 전망치를 낮췄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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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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