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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서 손날두까지…韓팬에 '환상의 쇼' 선사 [서재원의 축덕축톡]

첼시 등 명문팀도 구름관중 모아

메시 소동·호날두 노쇼 흑역사도

토트넘 내일 방한 두차례 평가전

손흥민·케인 의무 출전 조항 명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는 2019년 7월 유벤투스 방한 당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는 2019년 7월 유벤투스 방한 당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이 10일 프리시즌 투어를 위해 한국에 온다. 출처=토트넘 구단 SNS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이 10일 프리시즌 투어를 위해 한국에 온다. 출처=토트넘 구단 SNS


“펠레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왔어요. 동대문운동장이 인산인해를 이뤘죠.” 서울 송파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는 60대 사장은 축구 이야기를 할 때마다 펠레(82·브라질)를 두 눈으로 직접 본 사연을 자랑했다. 5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1972년 슈퍼스타 펠레와 그의 소속팀 산투스(브라질)의 방한은 그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

펠레보다 2년 앞서 1970년에는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고(故) 페헤이라 다실바 에우제비우가 한국을 찾아 큰 환영을 받았다. 그의 소속팀 벤피카(포르투갈)는 한국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1990년대에는 정부와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의 슈퍼스타 및 명문 팀 초청이 이뤄졌다. 특히 2002년 월드컵 개최지 발표를 앞둔 1995년에 수많은 스타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 고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와 로베르토 바조(55·이탈리아)도 이때 한국에 왔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기업이나 스폰서가 직접 나서 슈퍼스타들을 초청했다. 2004년 호나우지뉴(42·브라질)의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2005년 조제 모리뉴(5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첼시(잉글랜드) 모두 프로축구 K리그 수원삼성과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활발해진 후에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명문 클럽들이 한국행을 추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2007년과 2009년 박지성(41)이 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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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들의 방한이 늘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2010년 K리그 올스타와 바르셀로나의 경기에서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의 출전 여부가 논란이 됐다. 경기 하루 전 메시의 결장을 예고한 펩 과르디올라(51·스페인) 감독의 발언이 불을 지폈다. 메시의 결장 소식에 티켓 환불 요청이 쇄도했고 결국 3만 2581명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관중수를 기록했다. 메시가 등 떠밀리듯이 약 15분간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팬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더 최악의 사건은 불과 3년 전에 발생했다. K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평가전에서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의 ‘노쇼 사태’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최고 40만 원의 티켓을 구매한 6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몰렸으나 약속과 달리 그는 90분 내내 벤치만 지켰다. 기다림에 지친 팬들이 후반 중반이 되자 호날두의 이름을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난이 빗발친 가운데 주최사와 프로축구연맹은 고개를 숙였다.

호날두의 노쇼 논란 이후 3년 만에 또 다른 슈퍼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바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그의 친구들이다. 10일 입국하는 토트넘 선수단은 한국에서 두 차례 평가전(13일 팀 K리그, 16일 세비야FC)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 와 있는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29·잉글랜드)과 히샤를리송(25·브라질) 등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다행히 제 2의 대국민 사기극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의 경우 경기당 최소 70분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토트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손흥민과 케인 등 주요 선수에 대한 의무 출전 조항이 명시돼 있다”며 “물론 손흥민은 의무 출전 조항이 없어도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 뛰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선수”라고 귀띔했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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