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막바지 유세 현장에서 벌어진 전직 총리의 암살 사건에 일본 주요 정당들은 8일 유세 일정을 속속 중단하고 일제히 이번 사태를 규탄했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폭력에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9일 다시 선거 활동을 재개하고 선거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의 목숨을 빼앗은 비열한 만행이 발생했다"면서도 “내일은 예정대로 선거활동에 나설 것이며 선거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제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들께 외쳐나가겠다”고 말했다.
NHK는 기시다 총리가 "폭력이나 테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며 참의원 선거를 혼란 없이 치를 수 있도록 각료들에 대한 철저한 경호와 경비를 강화할 것으로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니노유 사토시 국가공안위원장은 경찰청으로 하여금 각료 등에 대한 경호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행정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 부처가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반께 후쿠시마현에서 자민·공명당 응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피습 소식 직후 계획을 중단하고 총리관저로 황급히 돌아갔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도 이날 유세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파를 뛰어넘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정말로 강하게, 분노에 차서 이번 행위를 비난한다”고 논평하며 “각 정당이 정치 활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유신회도 이날 하루 선거 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교토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던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대표는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며 “민주주의를 폭력으로 멈춰 세울 수는 없다. 폭력에 굴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9일 이후는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쓰이 대표는 아베 전 총리와 정기적으로 교류를 이어온 사이다.
국민민주당도 이날 거리 유세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