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 30분쯤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한 역 근처 거리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음색이 서로 다른 총성이 흰색 연기와 함께 두 차례 울려 퍼지면서 쓰러졌다. 결국 아베 전 총리는 끝내 사망했다.
총격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졌다. 총성은 산탄총 소리처럼 들렸는데 개조된 총이었다. NHK 보도 영상에 따르면 갈색 긴바지에 회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아베 전 총리 연설 중에 뒤쪽 비스듬한 방향에서 걸어 돌아와 접근했다. 그는 거리가 가까워지자 가방에서 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꺼내든 뒤 거침없이 총을 발사했다. 아베 전 총리가 전날 밤 결정된 일정에 따라 연설을 시작한 지 1~2분 지나 벌어진 상황이다. 총성과 함께 흰 연기가 퍼지지만 아베 전 총리는 그대로 서 있는 것으로 나온다. 총성을 들은 아베 전 총리가 연설을 중단하고 돌아보자 한발을 더 발사했다고 NHK는 전했다.
이후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베 전 총리는 셔츠에 피가 묻은 채 도로에 누워 있고 근처에 있는 인물이 양손을 포개 아베 전 총리의 가슴을 누르고 있는 모습을 교도통신의 사진에서 확인됐다.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아베 전 총리에게 심장 마사지를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도 NHK에 포착됐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한 여성은 NHK에 "아베 전 총리가 평범하게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뒤에서 남성이 나타났다"며 "첫발에서는 큰 소리만 들리고 사람이 쓰러지지 않았지만 두번째에는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사람들이 모여 심장 마사지 등을 했다"며 "(총을 쏜) 남성은 도망칠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고 총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에 따르면 총격 직후 용의자는 경찰에 제압됐고 그가 갖고 있던 총도 압수됐다. NHK는 이 남성이 나라시에 사는 야마가미 데쓰야(41)로 목격자들은 달아나려는 시도 등은 하지 않고 순순히 붙잡혔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2005년 무렵까지 3년간 해상자위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은 전했다.
구급차로 이송되던 초기에 의식이 있었던 아베 전 총리는 현재 심폐정지 상태로 알려졌다. 당국은 그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푸른 시트로 가린 상태에서 구급용 헬기에 옮겨 병원으로 이송했다. 결국 이날 오후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