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죄수들에게 "살아돌아오면 석방"…'총알받이' 세우는 러시아

'사망할 땐 1억원 지급' 조건도

지원 수감자 200여명 달하는듯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자국 죄수들에게 돈과 사면을 약속하며 최전선에 투입될 ‘총알받이’를 모집한다는 의혹이 나왔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아이스토리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도소에서 이같은 제안이 오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장으로 떠난 죄수들이 6개월 뒤 살아 돌아온다면 20만 루블(약 411만 원)이 지급되고 남은 형량과 상관없이 즉시 석방된다는 내용이다. 전쟁 중 사망할 경우 가족에게 500만 루블(약 1억300만 원)을 전한다는 조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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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토리즈에 따르면 처음에는 군복무 경험이 있는 죄수만을 모았지만 지금은 관련 경력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극악무도한 범죄로 20년 이상 복역한 수감자는 제외된다. 한 소식통은 지원자가 200여 명에 달했으며 그중 40명이 거짓말 탐지기 등 사전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발된 죄수들은 신분증도 없는 ‘유령병사’ 형태로 전쟁터에 차출될 예정이다.

제안을 받았다는 한 수감자의 가족은 아이스토리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죄수들에게 ‘조국을 지킬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며 “지원자의 20% 정도가 살아 돌아올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가족은 모든 내용이 구두로 설명됐을 뿐 문서로 기록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내 가족은)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이 이걸 돈 벌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죄수 모집에 나선 ‘그들’의 배후는 러시아 민간군사 기업 ‘와그너’(Wagner)로 추정된다. 아이스토리즈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도 이번 일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전통적인 모병 작업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가 장기화된 전쟁으로 일반 병사와 장성급 지휘관을 다수 잃으면서 퇴역 장군들을 복귀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는 최전방 격전지인 돈바스에 몸무게가 130㎏에 달하는 고령의 장군을 투입한 경우도 있다.


마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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