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약 3년 만에 외곽 조직을 재가동했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으로 당 대표직이 공석인 상황에서 장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지지 모임인 ‘여원산악회’ 행사를 2년 7개월 만에 재개했다고 알렸다.
그는 “1100여 회원님들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며 “날씨는 무척 무더웠지만 회원님들과 다시 상봉한 가족처럼 얼싸안고 함께 사진도 찍고 점심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여원산악회는 장 의원의 대규모 지지 모임으로 국회의원 3선(選)의 기반으로 꼽힌다. 장 의원은 지난 10여 년간 명예회장을 맡아 이 조직을 관리해왔다. 그는 “지난 14년 동안 역경도 시련도 영광도 함께해왔던 여원 가족 여러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은 11일 “권성동 의원은 나의 영원한 형님”이라며 친윤계 의원들 모임인 ‘민들레’ 모임에 불참을 선언한 후 28일 만이다. 당시 장 의원의 모임 참석을 두고 권 원내대표가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발 물러선 것인데 또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산악회 모임을 재개한 것이다. 장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공부 모임인 ‘미래혁신포럼’을 가동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최근 당내 의원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고 의원들도 중복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특정한 사람을 위해 움직인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모임의) 목적이나 흐름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곧 출범 예정이었던 ‘민들레’ 모임은 시기를 고려해 출범을 늦추기로 했다. 공동 간사를 맡은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하던 모임도 자제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