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인 10일 일본 전역에서 125명의 참의원(상원)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다. 일찌감치 과반 의석수 확보가 예상되며 승기를 잡았던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따른 보수 세력 결집에 동정표까지 얻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본 전역에서 총 248명의 참의원 중 절반이 넘는 125명(보궐 1명 포함)을 선출하기 위한 참의원 선거가 일제히 치러졌다고 전했다. 일본 참의원의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전체 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18.79%로 3년 전 선거의 동시간대(18.02%)보다 0.77%포인트 높았다. 아베 전 총리의 참변에 충격을 받은 일본인들의 동정 여론이 투표율을 끌어올리면서 집권 여당으로 표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0년에도 오히라 마사요시 당시 총리가 선거운동 중 돌연 사망해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사례가 있다”며 여당의 승리를 예상했다.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기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연립 여당은 최소 63석, 최대 81석을 확보해 과반 의석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연립 여당의 의석수가 70석인 점을 감안할 때 여론조사대로 결과가 나오면 여당은 절반(125석)을 훌쩍 넘는 133~151석을 차지하게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 헌법 개정을 지지하는 여론이 한층 고조되며 선거 후 본격적인 개헌 움직임이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중·참의원에서 모두 개헌 발의 정족수를 확보한 개헌 세력(자민·공명·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4석을 점한 이들 4개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최소 82석을 얻으면 총의석수의 3분의 2(166석)를 유지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4개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76~10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