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압구정도 개포도 '억' 빠졌다…철옹성 강남 흔들리나

압구정 현대, 3주새 58억→55억

집값 상승 이끌던 '똘똘한 한 채'

금리인상·거래절벽에 하락 조짐

개포·도곡도 신고가 아래서 거래

일각선 "일반화는 섣불러" 분석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에서도 하락한 가격에 매매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거래만 되면 신고가’를 기록하며 철옹성으로 불리던 강남조차 금리 인상 및 거래 침체의 벽에 부딪혀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6·7차’ 전용면적 157.4㎡(5층)가 지난달 9일 55억 원에 거래가 됐다. 이는 3주 전인 5월 19일 거래된 동일 면적(4층)이 기록한 신고가 58억 원보다 3억 원 하락한 금액이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압구정 일대 아파트들은 대표적인 ‘똘똘한 한 채’로 꼽히면서 신고가 거래돼 강남구 집값 상승을 이끌어왔다. 올 초부터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데 대조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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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하락 거래에 대해 인근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거래는 급매로 이뤄졌는데 잔금 처리에 문제가 있어 거래 허가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강남구에서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된다고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집값이 오르는 시기는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개포동·도곡동 등 강남구 다른 지역에서도 신고가 대비 하락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9㎡는 지난해 11월 23억 원(7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올해 6월에는 이보다 1억 6000만 원 낮은 21억 4000만 원(5층)에 팔렸다. 도곡동 ‘우성4차’ 전용 152.7㎡은 지난해 7월 39억 9000만 원(6층)에 신고가로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약 3억 원 하락한 37억 원(9층)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통계를 통해서도 강남구 집값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값은 5월 말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6월 들어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한 후 이달 4일 기준 전주보다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

다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도 꾸준히 경신되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4차’ 전용 84.9㎡은 지난해 4월 31억 8000만 원(3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5월에는 11억 원 이상 오른 43억 원(8층)에 손바뀜 됐다. 압구정동 ‘한양1차’ 전용 63.9㎡ 역시 지난해 9월에는 27억 9000만 원(7층)에 거래됐지만 이달 2일에는 3억 원 가까이 상승한 30억 7000만 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90.2㎡ 역시 지난해 9월 33억 원(14층)에 거래됐지만 8개월이 지난 올해 6월에는 35억 5000만 원(27층)에 손바뀜 됐다.

일각에서는 몇 건의 하락 거래 사례를 가지고 강남구 전체를 일반화하기에는 섣부르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과 전반적인 하향 안정 분위기로 강남구도 계속 홀로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최근 하락 사례가 충분한 거래량, 예를 들면 과거 10년간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인 6000여 건에 비해 높은 비율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강남구 전체의 하락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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