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이러다 곧 주담대 8%…1년새 늘어난 이자부담에 휘청

■한은, 초유의 빅스텝…가계부채 공포 확산

주춤하던 주담대 금리 상단, 빅스텝 맞물려 7%대 임박

은행 조달비용 늘고 코픽스 요동…대출금리 상승 부채질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9% 달해 영끌·빚투족 '발등의 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대출금리 인상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속도에 최근 1~2년 사이에 주택을 구매한 ‘영끌족’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1.75%에서 2.25%로 인상되면서 최근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시 7%대로, 신용대출 금리는 조만간 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감이 대출자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금융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대출 금리도 급격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연내 주담대 금리가 8%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대 주담대 금리가 현실화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1.75%포인트나 인상되면서 11개월 사이 늘어난 이자는 약 23조 8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1인당 113만 원에 달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는 금융채 금리 하락과 금융 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가 맞물리며 오름세가 둔화되기도 했다.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27일 4.012%(민평 평균 기준)였던 금리는 전날 3.694%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70~6.400%에서 이날 4.27~6.144%로 상단이 0.256%포인트, 하단은 0.43%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한은의 빅스텝은 금융채 금리를 자극하며 당장 주담대 금리 상단을 다시 7%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을 이용 중인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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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최고 연 6.37%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의 최고 금리는 지난달 연 7%대를 돌파했지만 금융 당국과 여당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6%대로 내려왔다.

은행권에서는 금융 당국과 여당의 금리 인하 압박이 빅스텝과 맞물리며 금리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압박에 수신 상품 금리를 올리거나 고금리 특판을 선보여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한 만큼 금융채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올해 고정형 주담대 대출 비중(68.5%)을 전년보다 높이라는 행정지도를 하면서 은행들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낮춰왔다”면서 “하지만 고금리 특판을 판매하고 정기 예·적금 금리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했는데 금융채 5년물 금리까지 오르면 대출 금리는 더 빠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텝에 더 큰 부담을 받는 것은 신용대출이다. 주담대의 경우 금융 당국의 압박에 우대금리와 금융 지원 등이 뒤따르지만 신용대출은 기준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5대 은행과 SC제일은행, 지방은행 6곳, 인터넷은행 3곳이 취급한 신용대출(서민 금융 상품 제외)의 평균 금리는 4.01~8.48%로 상단 금리는 이미 9%에 임박한 상황이다. 담보대출인 주담대의 경우 신용등급에 따라 가산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반면 신용대출은 ‘무담보’ 대출이다 보니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져 더 높은 가산금리가 부여돼 등급별로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 5대 은행의 경우 1~2등급에 배정된 가산금리는 2~3%대지만 5~6등급은 4~6%대로 차이가 크다. 여기에 하락세를 보인 금융채 5년물 금리와 달리 신용대출의 준거 금리인 금융채 6·12개월 금리는 꾸준히 올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채 6·12개월물 금리 오름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27일보다 전날 금리가 0.318%포인트 떨어진 금융채 5년물과 달리 6개월물과 12개월물은 같은 기간 각각 0.314%포인트, 0.303%포인트 뛰었다. 이날 금융채 6개월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225~5.47%로 상단 금리가 6%대에 임박한 상황이다.

15일 발표되는 6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 금리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돼 지난달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월(1.84%)보다 0.14%포인트 높은 1.98%다. 코픽스는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준거 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에 16일부터 주담대와 전세 상품의 금리도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 5대 은행의 이날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63~6.135%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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