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오는 17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빠른 시간 내에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지만 이날 “많은 분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민생이 어려운 지경으로 바뀌고 있고 국민의 고통이 큰 상태인데 정치가, 그리고 우리 민주당이 우리 국민의 더 나은 삶, 고통 없는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게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출마 반대 여론과 관련해선 “원래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분이 모이는 곳이고, 다양성이라고 하는 게 당의 본질이기 때문에 의견의 다름은 시너지의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의식해 출마 선언의 주요 메시지는 당내 통합 메시지가 비중 있게 언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원은 또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정치 개혁’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출마선언은 후보 등록 첫날인 17일로 전망된다. 출마 선언문에는 통합과 정치개혁 외에도 민생 등 그간 이 의원이 강조해 온 아젠다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8일 컷오프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지현 “이제 이재명의 시간…제 출마 허용 입장 밝혀야”
이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당 지도부의 출마 불허 방침에도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조만간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르면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빼고 ‘어대명'’ 선거를 하는 것이 당을 혁신하고 다음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정말로 믿고 계시는지 말씀해달라”며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지 이제 말씀하셔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이재명의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제 이재명 의원님의 시간"이라며 "많은 외부인사들이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공직도 하고 당직도 했는데 대선 때 공헌했고 비대위원장을 지냈고 지지율도 3위인 저는 해당 없다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말씀해달라"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이 이 의원을 지지했던 점도 상기시키며 "이 후보께서 성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윤석열 후보를 몰아붙이던 장면은 정말 감격스러웠다. 그 때로 돌아갔으면 한다"며 "의원님께서 제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하신 것은 민주당을 청년과 여성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믿었다"고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민주당이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민주당이 이제 쓴소리하는 청년 정치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박지현의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