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 14일 432명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와 약 한 달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남부 광시성의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당국은 확진자가 단 1명 나온 지역에 대해서도 봉쇄 조치를 내리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그나마 확산이 진정된 상하이 역시 단지 폐쇄 등 고강도 방역을 이어가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유행이 이어지면서 2분기 중국 경제를 끌어내린 ‘봉쇄 충격’이 하반기에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는 432명으로 5월 25일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서남부 광시성에서 16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광시성 당국이 13일 도심 유흥업소 폐쇄 조치를 단행했지만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들도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을 재개하고 나섰다.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의 경우 신규 확진자 수가 14일 45명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10일 69명에서 확연히 감소했음에도 시 당국은 도시 곳곳에서 폐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15일부터는 고위험과 중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30개 주거 단지가 일시 폐쇄됐다. 3월 이후와 같은 도시 전체 봉쇄 계획은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성도인 란저우에서는 13일부터 전면 봉쇄 조치가 시작돼 400만 명의 주민들이 사실상 집에 갇혔다. 허난성의 철강·제철 도시인 우강시 역시 12일 단 한 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봉쇄에 돌입했다. 통신은 11일 현재 중국 전역에서 크고 작은 이동 제한을 받고 있는 인구가 300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봉쇄 조치에 돌입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하반기에 중국 경제를 다시금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지역별 통계에 따르면 3월 말부터 두 달간 고강도 봉쇄를 실시한 상하이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3.7%나 감소한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방역 조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