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도 배달료도 부담…피로 달랠 야식 찾아 편의점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소소하게 즐기던 ‘야식’ 비용이 물가 상승 여파로 껑충 뛰면서 편의점 안주류가 ‘알뜰 야식’ 대안으로 부상했다. 집 근처에서 조리 대기 없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접근성’에 가격과 맛을 잡은 가성비, 폭넓은 메뉴 선택지가 강점으로 부각되며 고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냉장 안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9% 신장했다. 열대야 현상이 있었던 지난 주말(7월 8~10일) 심야 시간(20~24시)에는 무려 77.9%나 급증했다. 인기 상품은 CU의 안주 시리즈인 ‘자이언트’ 제품이었다. 1만 원 미만의 가격에 성인 2인분 분량을 담은 닭강정, 수육보쌈, 골뱅이 비빔면 등이 대표적이다. 자이언트 닭강정은 이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2%나 뛰었고, 이달 출시된 자이언트 수육보쌈 역시 출시 첫 주 대비 매출이 33.1% 신장했다.



안주와 함께 주류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 CU의 이달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었고 소주, 막걸리 매출도 각각 10.1%, 14.1% 증가했다.

이 같은 편의점 안주·주류 매출 상승은 무더위라는 계절성 외에도 최근 크게 오른 음식 배달비의 반사 이익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CU의 경우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미리 상품을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에 점포에 들러 준비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편픽’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별도 수수료가 없어 퇴근길에 주문 상품을 받아가려는 직장인들이 많다. 최근 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배달료를 크게 인상한 것은 물론 주요 음식 배달 플랫폼의 배달 비용이 부담되는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알뜰 소비에 나선 고객들이 편의점을 대안으로 삼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편픽 서비스는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 야식을 즐기는 23시까지 하루 매출의 약 60%가 집중됐으며 배달 라이더 매칭이 어려운 우천 시 이용 건수가 맑은 날 대비 15%가량 많았다. 주요 구매 품목은 배달 주문이 제한되는 맥주, 소주, 와인 등 주류와 컵얼음, 탄산음료, 스낵, 냉장안주, 디저트 순으로 나타났다. 조성해 BGF리테일(282330) Q-커머스팀장은 “외식비, 배달비 등 물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커리티 높은 음식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CU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요에 ‘편의점 안주 상품 확대’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GS25는 중량을 대폭 늘린 안주 상품을 재출시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상품은 ‘쌈 채소 직화불고기’로 간장 양념에 재운 국내산 돼지고기를 석쇠로 구운 5900원짜리 상품이다. 고기 중량을 10% 늘리고 쌈 채소와 쌈장 등을 추가해 기존 상품보다 총 중량을 20% 늘렸다. 이 상품은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원재료 구입경로를 변경하면서 가성비 큰 상품을 다시 출시하게 된 사례다. 국내산 돼지고기 구매 방식을 직거래로 전환했으며 쌈 채소 등도 농가로부터 직접 납품받는 식으로 원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했다. GS25는 앞으로 ‘쌈 채소 직화 고추장불고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GS25 후레시푸드팀 관계자는 “이번에 재출시되는 두 상품 모두 냉장 안주류 중 인기 상품이었다”며 “앞으로도 GS25는 고물가에 대비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도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