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단독] 빅4에 바스버거까지 매물로…어디서 먼저 '클로징 벨' 울릴까

'햄버거 M&A' 큰 장

버거킹·KFC·맘스터치·맥도날드 이어 매물로 또 나와

오피스상권 고급 수제버거로 인기

영업익 7억…매각가 1000억 거론

작년 햄버거 시장 규모 3조 육박

런치플레이션 수혜 등 성장 지속

롯데리아 뺀 '빅4' 매각 적기 판단

고성장 버거킹·맘스터치 인기 끌듯


인수·합병(M&A) 시장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수제버거 브랜드 바스버거도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바스버거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 오피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고급 수제 버거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왔다. 최근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인 버거킹과 맥도날드를 비롯해 KFC와 맘스터치까지 새 주인을 찾아 나서면서 햄버거 M&A 대전의 결과에 재계는 물론 투자업계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스버거 운영사인 테이스터스는 마일스톤파트너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인수 후보 물색에 돌입했다. 최근 주관사가 잠재 원매자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서(티저레터)’를 배포하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서경원 대표 및 개인 주주를 포함한 바스버거 지분 100%다. 희망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1000억 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바스버거는 삼정KPMG와 키움자산운용을 거친 서경원 대표가 2014년 설립했다. 매물로 나온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에 비해 업력은 짧으나 맛 좋고, 질 좋은 수제버거를 강점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바스버거는 임대료가 저렴한 지방을 공략해 점포 수를 늘리는 기존 프랜차이즈와 달리 2015년 서울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역삼·여의도·판교 등 수도권 주요 상권을 공략해왔다. 소비 수준이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에 매장을 열면서 고급 외식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는 차별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바스버거는 현재 18곳의 직영점과 가맹점 2곳을 포함해 총 2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급화 전략이 먹히면서 바스버거의 실적은 성장세다. 국내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지난해 원재료 비용과 배달비 부담 등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반면 바스버거는 매출 219억 원, 영업이익 7억 원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3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3.1%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매물로 나온 햄버거 업체들 중 맘스터치(13.1%)와 버거킹(3.7%)의 뒤를 잇고 있다. 특히 바스버거의 점포당 매출은 14억원으로 맥도날드(21억), 버거킹(15억)에 비교할만한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은 지난해 버거킹을 시작으로 잇달아 주요 업체가 매물로 나와 새 주인 찾기 경쟁이 불꽃을 튀는 형국이다. 맥도날드 미국 본사는 한국 맥도날드 매각에 나서면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006800)을 통해 원매자 물색에 나섰다.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도 1조 몸값을 목표로 조만간 매각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KG그룹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KFC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M&A 전쟁에선 버거킹과 맘스터치가 앞서가는 모습이다. 최근 공격적인 매장 확장을 통해 양사는 각각 440개, 1352개의 점포를 전국에 운영 중이다. 지난해 버거킹 한국법인은 67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8.7%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1984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매출 규모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4% 증가한 248억 원을 기록했다.



맘스터치는 롯데리아(1330개)를 제치고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했다. 연말까지 매장 수를 14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3009억 원, 영업이익은 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가맹점 중심 운영 방식으로 인테리어 등 각종 고정 비용을 줄이면서 매물로 나온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리아를 제외한 국내 4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더해 바스버거까지 매각에 나서자 어떤 곳이 먼저 제 가격을 받으며 매각이 성사될 지도 관심이다. 다수 매물이 쏟아지면서 성장 잠재력을 기준으로 원매자들의 매물 검토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버거킹은 한·일 법인을 동시에 매각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일본 버거킹을 키울 경우 일부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맘스터치는 미국과 태국 등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KFC와 피자헛의 글로벌 본사인 얌브랜즈와 '동남아 맥도날드'로 불리는 졸리비 등 복수의 글로벌 기업이 인수를 검토 중이다.

반면 KFC는 바스버거와 매각가 규모는 1000억 원으로 비슷하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본사와 국내 사업 재량권을 놓고 추가 협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햄버거 시장이 규모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올 해 M&A 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 3038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636억 원으로 성장하며 5년 사이 28%가량 매출이 늘었다. 최근 바스버거를 비롯해 고급화 전략에 나서는 수제 버거 뿐 아니라 신세계(004170)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 등 가성비 높은 제품도 가세해 햄버거 시장은 당분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점심 가격이 1만 원 이상인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수혜를 입고 있어 일부 매물은 매각에 적기로 판단된다" 면서 "다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물이 동시에 쏟아지다 보니 일부 경쟁에서 밀리는 브랜드는 매각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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