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청계천 '스프링'의 미술가 올덴버그 별세

1929년 스웨덴 태생의 美팝아트작가

부드러운 조각과 거대한 조각 연작

2006년 청계천 앞에 '스프링' 설치

청계천에 설치돼 있는 클라스 올덴버그의 2006년작 '스프링'청계천에 설치돼 있는 클라스 올덴버그의 2006년작 '스프링'




청계천 앞 대형 조형물 ‘스프링’으로 친숙한 미국 미술가 클라스 올덴버그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AP연합뉴스청계천 앞 대형 조형물 ‘스프링’으로 친숙한 미국 미술가 클라스 올덴버그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AP연합뉴스


청계천 앞 대형 조형물 ‘스프링(Spring·2006)’으로 유명한 현대미술가 클라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전속화랑인 페이스갤러리가 전했다. 향년 93세. 고령의 올덴버그는 한 달 전쯤 넘어져 엉덩이뼈 골절상을 입은 후로 병상에 누워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1929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올덴버그는 1950년대 후반 뉴욕으로 진출했고 길거리 표지판부터 파이 조각, 철사와 석고 등 일상적 소재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기발한 인물이었고, 예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작가였다. 1961년에는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더 스토어(The Store)’라는 이름의 매장을 열고 신발·햄버거 같은 물건을 석고로 우스꽝스럽게 만든 작품(?)을 판매했다. 1960년대에는 견고하고 딱딱한 물체를 물컹거리고 축 늘어진 형태로 만든 ‘부드러운 조각’ 연작을 선보였다. 이후 옷핀,담배꽁초,립스틱,아이스크림,가전제품 등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물건을 황당할 정도로 거대하게 확대해 설치하는 특유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정의를 벗어난 일상적 물체를 만든다”고 한 올덴버그의 작업은 유머러스한 동시에 당연하게 여기던 사물을 낯설게 보도록 함으로써 현대인의 꽉 막힌 사고를 다른 방식으로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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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에 설치된 클라스 올덴버그의 ‘옷핀’ /AP연합뉴스미국 필라델피아에 설치된 클라스 올덴버그의 ‘옷핀’ /AP연합뉴스


1976년에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며 필라델피아에 세운 약 14m 높이, 10t 무게의 초대형 청동조각 ‘옷핀’은 논쟁거리가 됐을 정도다. 이것을 3m 높이로 제작한 조각은 지난 2015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364만달러(약 44억원)에 팔렸다.

서울에 ‘스프링’이 설치됐을 때도 “다슬기같다” “기괴하다”는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작가는 서울의 에너지를 상승하는 형태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도시형 조각으로 유명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지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정문 앞에 설치된 클라스 올든버그 ‘건축가의 손수건’.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정문 앞에 설치된 클라스 올든버그 ‘건축가의 손수건’.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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