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마저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긴축 경영을 한다는 소식이 나오며 애플 부품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며 오래간만에 상승세를 보이던 반도체주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011070)의 주가는 전일 대비 4.78% 내린 32만 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이노텍은 장중 5.9% 밀리기도 했다. 2017년부터 애플에 디스플레이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연성회로기판(F-PCB) 공급 업체인 비에이치(090460)도 전날보다 2.54% 하락한 2만 4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아이폰14의 주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사인 삼성전기(009150)도 0.71% 하락했으며 아이폰14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034220) 주가도 전일 대비 0.65% 내린 1만 5350원을 기록했다.
애플의 긴축 경영 소식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애플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일부 부문의 고용과 지출을 억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또 통상 매년 5∼10%가량 인원을 늘려왔으나 내년에는 일부 부서의 인원을 늘리지 않고 직원이 퇴사해도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 주가 역시 2.07% 하락세로 마감했다.
애플발 경기 침체 우려에 최근 잘나가던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주춤했다. 세계 1위 기업 애플조차 긴축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웠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14일부터 18일까지 3거래일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각각 6.72%, 7.45%씩 올랐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1.62% 떨어진 6만 900원에, SK하이닉스는 0.99% 내린 10만 원에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가 애플의 고용 감소와 지출 축소로 매물이 출회된 점이 한국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이는 반도체 업종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애플 부품주 중심으로 매물 출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