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죽은 태아가 2주간 몸속에“…美 낙태 금지법 '후폭풍'

임신 중절과 같은 방법…처벌 우려한 병원서 치료 거부





미국 텍사스 등 10여개 주에서 낙태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병원들이 유산에 따른 의료 서비스 제공마저 주저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텍사스에 사는 뷰티 유튜버 겸 화장품 업체 ‘메이크업 긱’의 창업자 말레나 스텔(41)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18분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는 임신 9주차 당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유산 시에는 임신중절과 마찬가지로 ‘자궁경관 확장소파술’(D&C)로 불리는 수술을 하게 된다. 스텔은 죽은 태아를 몸에서 꺼내기 위해 ‘자궁경관 확장소파술(D&C)’을 받으려 했으나 병원에서 거부당했다. 병원이 낙태 금지법에 따른 처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텔은 2주가 지나서야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죽은 태아가 몸속에 있는 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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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임신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남성들이 통과시킨 법 때문에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다시 임신할 계획이냐’는 물음에는 “(수술 지연으로) 감염될까봐 두렵고, 무슨 일이 일어나 내 첫 딸이 엄마 없이 남겨질까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텍사스 댈러스-포스워스 지역에 거주하는 어맨다(35)도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병원에서 D&C 수술을 받았지만, 올해는 병원이 거부해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병원은 어맨다를 귀가시키며 집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릴 경우 한 시간에 한 번씩 기저귀를 갈아주라고만 했다. 그는 귀가 후 극심한 통증을 느껴 한참을 변기 위에 앉아 있었고, 이후 심한 출혈이 일어나 욕조에 누워 있어야 했다. 어맨다는 “더 이상 임신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텍사스에서의 임신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NYT는 “유산 경험이 있거나 향후 그럴 위험이 있는 일부 여성들이 낙태를 금지하는 주에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거나 삶의 계획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유산의 경우 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법 관련 소통이 불명확하게 이뤄져 생긴 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명확한 지침이 없는 탓에 의사와 병원 등이 낙태를 도왔다는 비판을 받을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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