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바이트댄스





2020년 8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45일 이후 미국 내에서 바이트댄스와의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이 미국인들의 정보를 빼가고 있어서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 증폭 속에 나온 조치로 분석됐다.



바이트댄스는 장이밍이 설립한 인공지능(AI) 및 콘텐츠 회사다. 1983년 푸젠성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장이밍은 광적이라고 할 정도로 활자와 정보에 집착했다고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독서광으로 유명했는데 난카이대에 입학한 뒤로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전자공학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는데 많은 시간을 코드 해석에 투자했다. 2011년쯤 중국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폭증하자 장이밍은 ‘걸어 다니면서 정보를 얻는 시대가 왔다’고 판단하고 이듬해 바이트댄스를 설립했다. 컴퓨터 기억 용량의 최소 단위인 ‘바이트’와 ‘춤추다’라는 단어를 합쳐 회사 이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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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업은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톱뉴스)’였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고 창업 4년 만에 텐센트로부터 80억 달러 인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텐센트 직원이 되려고 창업한 게 아니다”라며 단번에 거절했다. 2016년에는 15초~1분짜리 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을 선보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틱톡은 현재 150여 개국의 10억 명이 사용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바이트댄스가 최근 반도체 설계팀 구성을 추진하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가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려는 가운데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바이트댄스도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과학기술 초격차로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기업들은 “목숨 걸고 한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정 최고지도자가 불굴의 의지를 갖고 일관성 있게 지원 정책을 펴고,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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