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의 메카’ 대학로에 공공극장·연극센터·창작센터 등이 연이어 문을 연다.침체와 부진을 딛고 ‘연극의 중심지’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20일 서울문화재단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개관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로의 상징적 극장이던 동숭아트센터 자리에 ‘대학로극장 쿼드’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쿼드는 대학로 연극의 중심지던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서울문화재단이 매입해 리모델링한 것이다. 4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했고, 연극·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열 수 있는 258석 규모의 블랙박스 공연장으로 꾸며졌다. 블랙박스는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를 없앤 가변형 극장 형태다. 이 곳에 올라온 다양한 형태의 창작 작품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공공극자에도 유통될 예정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작품들을 자치구에 공급하는 것은 창작된 공연이 사장되지 않고 레퍼토리가 될 수 있도록 유통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일환 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장은 “매 해 50여 편의 작품과 200여 회 공연이 무대에 오르며 20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쿼드는 21일부터 6주간 개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클래식 ‘저스트 바흐’ 공연을 시작으로 연극 ‘오일’, 무용 ‘타오르는 삶’, 탈춤 ‘아가멤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생 날 몸뚱아리’도 다음 달 6일 무대에 오른다. 김보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은 “공공극장의 탄생은 예술을 실험하는 예술가의 심장박동을 빠르게 할 것”이라며 “융복합 장르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쿼드는 더할 나위 없는 축제의 장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연극재단은 문화의 메카였던 대학로 상권을 다시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11월에는 연극 허브 역할을 하던 서울연극센터가 재개관한다. 사울장애예술창작샌터는 새로 문을 연다.
대학로는 문화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쳐 왔으나, 최근 지나친 상업화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진행돼 왔다. 135개의 공연장이 자리잡고 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예술복지재단 등 공공기관도 많다. 2019년 기준 연간 200만 명에 달했던 공연 관객 수는 팬데믹 등을 거치며 감소했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문화예술계 회복을 위해 신 대학로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예술재단 측은 “대학로에 숨결을 불어넣고, 예술가와 향유자가 공존하는 대학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