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루나(LUNC)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업비트와 빗썸 등 암호화폐 거래소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과 함께 이번 수사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겨냥하는 만큼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7개 거래소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주거지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7개 거래소는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5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코인 마켓 거래소 2개(지닥·후오비코리아)다.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대부분 거래소가 밤 늦게 압수수색을 마친 것과 달리 업비트는 자정을 지나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업비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80%에 달하는 만큼 다른 거래소보다 압수수색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들은 압수수색에도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빗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거래소 상장, 상장폐지 절차 전반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며 “수사가 들어올 것으로 예견됐다”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는 “별 이슈 없이 순탄하게 마무리됐다”면서 “루나, 테라 관련 PC서류, 메신저 기록, 상장 자료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개 거래소 영장 내용이 같았다”며 “특정 거래소를 겨냥한 것은 아닌 거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압수수색이 거래소의 불법 행위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닌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검찰 합수단이 수사 1호로 테라를 지목한 이후 수사는 계속 진행됐다”며 “압수수색은 공개적으로 드러난 이벤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괜한 불똥이 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칼을 빼든 이상 어떤식으로든 성과를 내려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이슈가 제기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