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첨단 산업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중국 내 하이테크(최첨단 과학 기술) 수입 시장에서 한국과 1위 대만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2일 발표한 ‘미·중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의 한국수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중 분쟁 이후 미국과 중국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상호 의존도를 줄이고 제3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함에 따라 한국산 제품 점유율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테크 품목은 제조시 기술개발(R&D) 비중이 큰 제품으로 전 세계 교역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수출액의 3분의 1이 하이테크 품목이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6위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 1·2위의 하이테크 품목 수입국이다.
중국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대만과 베트남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됐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하이테크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2.7%포인트 하락한 반면 대만과 베트남의 점유율은 각각 5.4%포인트, 2.9%포인트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이후 중국 하이테크 시장에서 대만에 이어 수입 점유율 2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대만과의 점유율 격차는 2017년 1.8%포인트에서 2021년 9.3%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반면 미국 하이테크 시장에선 한국의 점유율 순위가 2017년 8위에서 지난해 6위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점유율은 0.7%포인트 올랐다. 미국 수입 시장 내 중국산 제품 점유율은 4년동안 9.1%포인트 하락했다. 베트남과 대만의 점유율은 각각 4.3%포인트, 3.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최대 첨단산업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기회와 구조적인 위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대만과 같이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시스템반도체 전반적인 영역에서 수출역량을 키우고 항공우주·의약품 등으로 차세대 주력산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