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교 기숙사서 주말 외출 제한…인권위 “행동자유 침해”

“한 달에 두 번 집 가는데 외출 제한까지…과하다”

인권위, 학교 측에 기숙사 관리 규정 개선 권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고등학교에서 7월 모의고사 문제지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고등학교에서 7월 모의고사 문제지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생들의 주말 외출을 제한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고등학교 교장에게 기숙사생 주말 외출 제한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 학교 기숙사에서 공부하는 1~2학년 학생은 한 달에 2회, 3학년은 1회만 귀가할 수 있다. 평일에는 학교 일정이 오후 10시 40분이 다 되어서야 끝나 외출 자체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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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A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생활 중인 한 학생은 학교가 1, 3, 5주차 주말에 외출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도 병원 진료나 가정사 등의 예외적 사유가 있을 때만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예외적 사유가 없을 경우 학생들은 기숙사에 남아 방과 후 프로그램과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고등학교 측은 전체적인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원 수강이나 종교 활동 등을 이유로 주말에 많은 학생이 외출하게 되면 학생들이 공부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학교 측은 학생들이 주말에 학교에 남아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은 입시설명회를 통해 충분히 안내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교내 기숙사 규정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귀가가 월 2회만 허용되고 평일 외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말까지 학생들의 외출을 제한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 것이다.

인권위는 “기숙사 관리 규정상 주말 외출이 가능한데도 기숙사생의 동의 없이 이를 제한한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학생들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권고했다.


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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