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승진 관행 깬 이창용, 또 깜짝 발탁?…한은 하반기 인사 앞두고 긴장감

한은 29일 하반기 정기 인사 앞두고 긴장감

부총재보에 非통화정책부서장 출신 선임

특정 부서 출신 고위직 구성에 다양성 변화

‘유리천장’ 깬 여성 인재 중용 여부도 관심

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첫 정기 인사를 앞두고 한국은행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총재가 12년 만에 등장한 외부 출신인 데다 전임 이주열 총재와 성향이 크게 달라 인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주 원포인트 부총재보 인사를 통해 기존 관행을 깬 인사 철학을 내비친 만큼 역대급 파격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29일 하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한은은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정기 인사를 한다. 퇴임을 앞둔 이 전 총재가 올 상반기 인사 폭을 최소화한 만큼 이번 하반기 인사는 대규모 승진과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총재는 19일 취임 후 첫 인사로 이종렬 금융결제국장을 부총재보로 승진 발탁하며 파격 인사를 예고했다. 그동안 한은은 통화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일부 특정 부서 출신들이 승진에 유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총재가 발탁한 금융결제국장의 경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비(非)통화정책 부서장이라 한은 내부에서는 예상을 벗어난 인사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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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 배경을 두고 한은 안팎에서는 이 총재가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전문가를 발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임 이 부총재보는 한은의 중요 당면 과제 중 하나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도입 문제를 도맡을 적임자로 꼽힌다. 이 부총재보가 통화정책국이나 조사국을 거치지 않고 경력 대부분을 금융결제국에서 쌓은 한은 내 대표적 지급결제전문가라는 점을 이 총재가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 직후 한은 측은 “이 총재가 부서장 역임 등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중시해 부총재보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누차 표명해왔다”며 이례적으로 인사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재 취임 이후 그동안 특정 부서 출신들이 부총재보 자리를 사실상 독점해오던 관행이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은의 한 전직 고위 간부는 “그동안 부총재보 5명 대부분이 특정 부서 출신이다 보니 담당해본 적 없는 부서를 총괄하는 것은 물론 주요 의사결정에서 다양성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부총재보가 해당 업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등 문제가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와 마찬가지로 외부 출신이던 김중수 전 총재 때와 같은 깜짝 발탁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크다. 김 전 총재는 직급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로 한은의 경직된 조직 문화에 변화를 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원칙을 벗어난 인사로 내부 갈등만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총재가 하반기 발탁 인사를 통해 내부 갈등 없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성 인재의 등용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특히 19일 방한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은 여성직원들을 만나 직접 격려한 만큼 하반기 인사에서 여성 인재의 승진 기용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 한은 내 여성 국장은 전태영 발권국장 1명뿐이다. 고위직 승진 가능성이 있는 2급 직원 약 200명 가운데서도 여성은 단 7명에 불과하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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