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 시간) 캐나다의 원주민들에게 과거 교회가 저지른 악행에 대해 사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州) 매스쿼치스의 옛 기숙학교 부지를 방문해 “그토록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악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교황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모든 원주민 공동체와 개인을 향한 것”이라며 “올 4월 바티칸에서 원주민 대표들에게 사과한 뒤에도 부끄러움의 감정이 계속 남아 있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많은 기독교인이 원주민들을 탄압한 열강들의 식민화 사고방식을 지지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특히 교회와 종교 공동체의 많은 구성원이 무관심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당시 정부가 고취한 문화적 파괴와 강요된 동화정책에 협조한 방식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 3곳에서 1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중반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어놓은 뒤 신체적·성적·정신적 학대를 가했다. 또 언어를 말살하고 원주민들의 문화와 공동체를 파괴하는 무기로 기독교를 이용했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한 139개 학교에 총 15만여 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교황은 “기숙학교를 포함한 동화와 해방 정책이 이 땅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파괴적이었는지를 기억하는 일은 필요하다”며 “내가 이것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 같은 사과는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학대의 생존자들이 그동안 요구해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