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무림그룹, 감사원 출신 잇단 '러브콜'

핵심계열사 감사委 9명중 5명 차지

'지속가능한 경영' 철학 반영 관측





국내 대표 펄프·제지 전문기업인 무림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사외이사로 감사원 출신을 대거 영입해 업계에 화제다.



이사회 멤버 구성을 절반이 넘게 감사원의 고위직 출신 감사통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26일 제지 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주요 계열사인 무림페이퍼의 사외이사로 손승태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1급)과 박시종 전 감사원 행정안보국장을 선임했다. 사외이사 3명 중 2명을 감사원 출신으로 채웠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 전 사무차장은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해 성공해 임기가 2025년 3월까지다. 박 전 국장은 지난해 선임돼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종이 원료가 되는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P&P도 사외이사 2명을 감사원 출신으로 선출했다. 이재덕 감사원 전 행정문화감사국장과 김일태 전 공직감찰본부장(1급)을 선임했다.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국장도 올 3월 주총에서 연임하며 2025년 3월까지가 임기다. 금융감독원 감사를 역임한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사외이사로 진출하며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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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페이퍼와 무림P&P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다. 두 회사의 감사위원회 6명 중 4명이 감사원 출신으로 제지 업계를 비롯해 상장 업체로는 매우 이례적인 사외이사 구성이라는 후문이다.



무림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무림SP 역시 사외이사 3명 중 1명을 감사원 고위직 출신인 이세도 전 감사원 행정문화감사국장으로 채웠다. 핵심 계열사 3곳의 감사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감사원 고위직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사외이사 4명은 국세청·회계사·교수·전문경영인 출신이다. 감사원은 제지업종과 크게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무림그룹이 유독 감사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이사회 멤버로 구성한 배경에 대해 제지 업계에 회자되는 이유다.

무림그룹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추천하거나 후보 풀을 활용해 전문성과 책임감 등 이사로서의 자격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것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업계는 무림그룹이 감사원 출신에 잇따른 러브콜을 하는 배경에 대해 이동욱 현 무림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지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중요한 경영 철학 중 하나가 지속 가능한 회사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위해 경영전반에 대해 확실하고 올곧은 경영감시가 가능한 이사회 구성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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