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중국 등 주요국들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반도체 분야에서 자국의 역량을 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자국 반도체 기업 기옥시아가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에 최대 929억 엔(약 89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은 낸드플래시 점유율 2위(19.3%)인 기옥시아가 같은 분야 4위(13.2%)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합작해 건설 중인 곳으로 두 회사는 총 2788억 엔을 들여 ‘6세대 3차원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아시히는 “이번 공장 신설로 1위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두 회사의 계획에 일본 정부가 투자금의 30% 이상을 대는 셈”이라고 해설했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공장을 구마모토에 유치해 공장 건설에 드는 총투자금의 절반가량인 4760억 엔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반도체 자급력을 강화하고 1980년대 세계시장 절반을 점유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에 밀린 미국의 경우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3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반도체 플러스 법안’의 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이 법안을 필리버스터(의사 방해) 없이 통과시키자는 상원 표결 결과는 6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나타났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미국 반도체 업계가 총 28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은 2015년부터 10년간 1조 위안(약 194조 2000억 원)을 쏟아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에 힘입어 2024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1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유럽도 2030년까지 공공과 민간이 총 430억 유로(약 57조 3000억 원)를 투자하는 반도체 지원 법안을 올 2월부터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