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명의로 약 49억 원을 허위로 대출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 농협 직원이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황현아 부장검사)는 전날 업무상 배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법 위반 혐의로 A(39)씨를 구속 기소했다.
중앙농협 구의역 지점 직원 A씨는 지난해 초부터 약 1년 반 동안 고객들의 명의로 약 49억 원을 몰래 대출받고, 이 중 29억 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37명, 피해 금액은 약 49억 원에 육박한다. A씨는 불법도박 등에 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알려진 허위 대출 규모는 4500만 원 수준이었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40억 원까지 늘어났다. 검찰 수사에서 8억 7500만 원 상당의 추가 피해가 확인돼 피해 규모가 늘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중앙농협에서 여신(대출) 업무를 담당해 고객 명의에 대한 접근이 용이했다.
A씨의 범행은 다른 금융기관을 방문한 한 피해자가 농협에서 자신의 명의로 4500만 원이 대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앞서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30일 A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긴급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달 3일 A씨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8일 A씨를 송치받은 후 구속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수사를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