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공식 취임 하루 전에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과 저녁 자리에서 술잔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임명권자인 김동연 지사에게 김 부지사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고 김 부지사를 형사 고소하기로 했다.
28일 도의회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부지사와 곽 대표의원, 남종섭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전날 저녁 용인시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은 김 부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도의회 원 구성과 도-도의회 협치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김 부지사와 남 대표 간 논쟁이 이어졌으며, 격분한 김 부지사가 맞은 편에 앉아 있던 곽 대표를 향해 술잔을 던져 곽 대표 앞에 놓여 있던 접시가 깨지며 파편이 튀는 일이 발생했다.
곽 대표가 다치지는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고 국민의힘 측은 전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 부지사의 행위는 김동연 집행부의 의회 무시 행태가 적나라한 폭력으로 표현된 것”이라며 “가해자인 김 부지사는 물론 임명권자인 김 지사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의 행위는 도의회 최초의 여성 대표의원에 대한 폭력으로 경기도민 전체에 대한 테러”라며 “이번 사태는 김 부지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김 지사의 공적 실책 때문에 발생했다. 김 지사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곽 대표와 도의회, 경기도민에 대한 김 부지사의 즉각 사죄와 함께 김 부지사의 파면을 김 지사에게 요구했다.
곽 대표는 특수폭행과 특수협박 혐의로 김 부지사를 이날 중에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할 계획이다.
김 부지사는 이날 오전 공식 취임하며 도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실을 인사차 방문했지만, 곽 대표는 자리에 없었고 지 수석대변인이 사무실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민과 경기도의회에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는 제목의 입장 문을 통해 “만찬 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은 일부 인정한다”며 “ 특정인을 향해 행동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다. 책임질 일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급한 경제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 대표님과 논의해 보려는 충정에서 비롯된 일인데 논의과정에서 의욕이 너무 과했다”며 “도의회 야당 대표님께는 어제 즉시 전화로 사과를 드렸다. 앞으로도 진심으로 계속 사과를 드리겠다. 도의회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지사는 1986년 행정고시(30기)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대변인, 한국동서발전 사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전체 의석 156석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78석씩 똑같이 차지한 도의회는 의장 선출과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에 양당이 진전을 보지 못해 지난 12일 개원일부터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