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수도권서 단지 통째로 미계약…청약냉기 심상찮다

경기 성남시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

74가구 전체 미계약에 무순위 진행

전국·서울·수도권 청약 경쟁률 하락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 투시도. 분양 홈페이지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 투시도. 분양 홈페이지




재고 주택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며 신규 주택에 대한 청약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단지 전체가 통으로 미계약되는 사례가 나왔다. 추후 집값 향방과 대출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추후 분양 시장에서는 입지와 분양가, 브랜드에 따른 ‘옥석 가리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올해 들어 분양한 가구 전체가 미계약됐다. 이 단지는 올해 5월 진행한 특별공급과 본청약에서 총 74가구 모집에 도합 465명이 지원했지만 공급 물량 전체가 미계약되면서 이달 27일 7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청약에서는 지원자가 27명에 그쳐 47가구가 미달됐다. 일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후 무순위 공급 물량은 50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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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지는 성남 원도심에 있어 각종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도권 전철 8호선 모란·수진역까지 도보로 약 20분이 걸리고 단지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다. 전용면적은 35~60㎡ 등 중소형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35㎡ 5억 7426만 2707원 △48㎡ 8억 4720만 2292원 △60㎡ 8억 8762만 1623원이다. 신축 아파트이기는 하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에 공급 가격이 다소 높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들어서는 본 청약에서 마감하고도 미계약으로 인해 무순위 청약을 수차례 실시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오션 SK뷰’는 다섯 번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으며 같은 지역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송도 자이 더스타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1군 브랜드 단지도 미계약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는 올해 들어 네 차례 무순위 청약을 접수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대표적인 흥행 저조 사례다. 이 단지는 미계약이 줄을 잇자 최근 분양가를 약 1억 원 낮춰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했다.

28일 기준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청약 경쟁률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낮아지고 있다. 2020년만 해도 27.9대 1에 달했던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19.8대 1을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서는 11.7대 1까지 낮아졌다. 서울 청약 시장은 지난해 164.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지만 올해에는 경쟁률이 29.8대 1에 그쳐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수도권 평균 경쟁률은 2020년 36.6대 1에서 지난해 31.0대 1로 소폭 하락한 뒤 올해에는 13.3대 1로 크게 낮아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고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격 향방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 연구원은 이어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공의 경우 다소 완화된 대출을 이용해 수요가 소폭 늘어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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