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금리 역전, 구조 개혁·수출 신수종으로 터널 건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렸다.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해 미국 금리가 2.25~2.5%로 오르면서 2년 반 만에 우리(2.25%)를 앞질렀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추가 인상해도 두 나라 금리는 금세 다시 역전될 것이다. 미국은 9월 0.5~0.75%포인트 추가 인상 등을 통해 금리를 연내 최대 3.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가라앉고 신흥국 외환 위기가 확산되면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엑소더스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외국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근본적 방안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다. 환율 급등을 막으려 외환시장에 계속 개입하는 것은 대증요법이다. 최우선 과제는 세계 경제 침체를 뚫을 수 있도록 수출 길을 넓히는 것이다. 우리 수출은 2분기에 전기 대비 3.1% 줄어드는 등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3분기 미국·중국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시황도 좋지 않아 수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칩4 동맹’을 둘러싼 미중 갈등 증폭으로 한중 관계가 더 악화되면 우리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중 중국 비중은 39%에 이른다.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반도체 등을 대체할 ‘신수종 수출 품목’을 빨리 발굴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졌다. 폴란드와 20조 원 이상 규모의 방산 수출 계약을 맺은 것처럼 고유가로 돈이 넘쳐 나는 중동의 플랜트 사업 등에서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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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것은 구조 개혁이다. 이제는 규제·노동·교육·연금 개혁을 구호로만 외칠 게 아니라 강력히 실행해야 할 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규제 개혁은 5년 내내 추진하고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했지만 불굴의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외국인들은 한계 기업 구조 조정 등 부채 문제 수습과 재정 건전성 강화 의지가 있는지도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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