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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받는' 게임 세리머니, 현실로 볼줄이야 [서재원의 축덕축톡]

◆게임업체 이색 '스포츠마케팅'

팀K리그, 토트넘 도발 춤사위 눈길

넥슨 '피파온라인4' 홍보 아이디어

유니폼에 게임 쿠폰코드 새기기도

유저 증가 → 축구 발전 선순환 기대

이달 13일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골을 넣은 조규성과 팀K리그 선수들이 빅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달 13일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골을 넣은 조규성과 팀K리그 선수들이 빅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13일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골을 넣은 조규성과 팀K리그 선수들이 빅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달 13일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골을 넣은 조규성과 팀K리그 선수들이 빅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임에서만 보던 골 세리머니가 실제 경기에서 등장했다. 이달 13일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를 상대로 골을 넣은 팀K리그(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단체로 춤사위를 펼쳤다. 양팔을 위로 들었다가 아래로 내렸다가를 반복하는 이 세리머니는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4’에서 골을 넣은 뒤 상대를 도발할 때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를 중계한 배성재 캐스터도 “상대방을 ‘킹받게(열받게)’ 하는 세리머니”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익숙하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보다 더 화제가 된 ‘빅맨 세리머니’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팀K리그의 공식 스폰서로 나선 넥슨은 이번 토트넘과의 친선경기 중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피파온라인4를 홍보하기 위해 고심했다.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그중 하나가 빅맨 세리머니였다. 넥슨 담당자는 “게임과 실제 축구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마케팅을 해보고 싶었다”며 “상대를 도발하는 세리머니이기 때문에 이벤트 경기로 열린 이번 토트넘전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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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당초 게임 내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인 세징야(대구)에게 빅맨 세리머니를 부탁했다. 세징야가 미션을 하면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선물을 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징야가 부상으로 경기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다급히 계획을 바꿨다. 이에 넥슨은 득점 후 빅맨 세리머니를 한 선수에게 500만 원의 상금을 내걸어 다른 선수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마케팅은 빅맨 세리머니뿐이 아니었다. 경기 유니폼 전면에 피파온라인4를 노출했을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 쿠폰 코드로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새겼다. ‘WHERETHESTARSRISE’와 ‘천만구단주의선택’이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한국에서 실제 유니폼에 쿠폰 코드를 새긴 것은 최초”라고 설명하면서 “커뮤니티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빅맨 세리머니의 경우 외국 유저들도 알고 있는 부분이라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실 넥슨의 새로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약식을 맺고 피파온라인4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 대회인 ‘피파온라인4 eK리그 챔피언십’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유소년 축구 후원 공식 파트너로서 ‘그라운드앤(Ground N)’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그라운드앤은 넥슨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로 유소년 팀들의 전지훈련 지원, 환경이 열악한 도서 산간 지역 유소년들을 위한 축구 교육, K리그 유스 챔피언십 타이틀 스폰서 등 크게 세 가지로 진행됐다.

유소년 축구 후원 역시 넓게 보면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넥슨 관계자는 “풀뿌리 축구에 투자를 해야 이들이 성장해 한국 축구에 기여할 수 있고 축구 인프라가 커져야 저희 서비스도 잘될 것”이라며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팬덤이 늘어나 그들이 게임에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그라운드앤 프로젝트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본다. 올해도 당장의 유저 유입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그라운드앤 프로젝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 중에 ‘내가 ‘현질’한 돈이 이런 데 쓰이면 인정’이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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