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포스코 10억弗 조달…기업 현금 비축 '속도전'

자금 조달 금리 2배 이상 올랐지만

경제 환경 악화 가능성에 선제대응

회사채 막힌 기업은 CP·단기사채로





글로벌 금리 인상 속에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자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현금 비축에 나서고 있다. 자금 조달 금리는 예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지만 경제 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반 만으로, 올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5억 달러의 외화채를 상환하고도 남는 자금이다. 회사 측은 금리가 더 오르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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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포스코에 앞서 LG화학(051910)과 롯데물산이 각각 3억 달러(약 3900억 원)의 외화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 상환에 대비하는 한편 운영자금 등도 마련했다. 다만 대기업들도 글로벌 금리 인상 태풍은 어쩌지 못해 발행금리가 포스코·롯데물산의 경우 4% 중반으로 직전보다 2~3배나 치솟았다.

국내 자본시장도 시중금리 상승에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96조 1052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조 원가량 급감했다. 투자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6~7%까지 오른 상태다. SK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SK디앤디(210980)는 27일 2년 만기 회사채 200억 원어치를 6%에 발행했다. HDC그룹 산하 발전사인 통영에코파워 역시 최근 3년 만기 1200억 원을 6.1%에 조달했다.

대기업 계열사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이랜드파크나 가전 업체 위니아는 최근 사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연 7.0 ~7.2%의 금리를 부담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경기 하강 우려까지 커지면서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려는 기업들이 늘었다”며 “연초에 비해 금리가 많이 높아졌지만 그나마 투자 수요가 있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에 신용 위험이 높아지자 회사채 발행마저 막힌 중소·중견기업들은 단기자금 시장을 찾고 있다. 만기가 짧아 자금 조달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발행액은 올 상반기 841조 951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조 7938억 원 증가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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