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대출규제에 경매시장도 찬바람…서울 아파트 낙찰율 13년만에 최저

7월 10채 중 7채 주인 못찾아

경매 응찰자 수도 점점 줄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7월 서울 지역 경매에 나온 아파트 10채 중 7채는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어 지난해 수요가 폭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 더해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집값 고점’ 인식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3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물건 수)은 26.6%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대부분 법원이 문을 닫았던 시기를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가 휩쓸고 간 2008년 12월(22.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2월(80%)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해 월평균 69.6%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올 들어 50% 전후로 대폭 하락했다. 5월 35.6%까지 떨어졌다가 6월 56.1%로 잠시 반등하더니 이번에 30% 밑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3명으로 전월(3.59명)보다 줄었다.

관련기사



그나마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원하는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과거보다 큰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6.6%로 지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은 작년 10월 낙찰가율이 119.9%에 달하며 최고치를 갱신했었다.

실제 지난 26일 입찰가 7억7000만원에 경매로 나온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 전용 85㎡는 감정가 9억6000만원보다 입찰가가 2억원가량 저렴했지만 유찰됐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에서 진행된 동작구 노량진동 S단지 전용 115㎡도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경매 분위기도 서울과 비슷하다. 작년 6월 84.62%까지 치솟았던 인천 아파트 낙찰율은 이달 들어 31.30%로 떨어졌으며 경기 아파트 낙찰율도 지난해 1월 77.78%에서 이달 45.60%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고 금리 인상도 연달아 이어지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경매 열기도 식어가는 모양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 차례 이상 유찰돼 감정가보다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린 뒤 낙찰해 가는 게 요즘 분위기”라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며 경매시장 분위기가 전과 같지 않다”설명했다.

한민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