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히틀러 손목시계 美 경매서 14억에 낙찰…유대인은 반발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가 미국 경매에서 110만 달러(약 14억 3000만원)에 낙찰되자 유대인 사회가 반발했다고 BBC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시계는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와 히틀러의 이니셜 AH(Adolf Hitler)가 새겨진 후버(Huber)사의 것으로 미국 메릴랜드주 체서피크 소재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에서 익명의 응찰자에게 팔렸다.



경매소 측은 당초 이 시계가 200만~400만 달러 수준에 팔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실제 낙찰가는 추정가에 미치지 못했다고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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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는 히틀러가 독일 총리가 된 1933년 생일 선물로 주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1945년 5월 독일 항복 후 프랑스 군인 30여명이 히틀러의 산악 휴양지 베르그호프를 습격했을 때 기념품으로 들고 나왔고 여러 번의 재판매를 거쳐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왔다는 것이 경매소 측의 견해다.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은 입찰이 이뤄지기 전 독일 언론에 이번 경매의 취지는 역사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판매 물품은 판매 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거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기증된다고 설명했다.

유대인 공동체는 반발했다. 유대인 지도자 34명은 공개서한을 내고 이번 판매를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규정하며 나치와 관련된 물건을 경매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유대교 율법학자인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EJA) 사무총장은 “나치당이 옹호했던 바를 이상화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은 분명히 배울 필요가 있고, 정당한 나치 관련 물품은 박물관 혹은 고등 교육과 관련된 장소라는 제자리를 찾아가 있지만, 이번에 판매된 물품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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