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속 미국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일부 새내기주는 공모 시점 대비 2배~50배의 주가 상승률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이들 업체가 지닌 미래 성장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증시에서 IPO에 나선 기업들의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AMTD디지탈·골드선에듀케이션·비라이트바이오·중앙파이낸셜 등 4종목은 공모 시점 대비 큰 폭으로 주가가 뛰었다.
핀테크 업체인 AMTD디지탈(HKD)은 이달 15일(현지시간) 상장한 이후 주가가 무려 5031.41% 뛰었다. 상장일 시초가는 7.8달러였지만 29일 기준 종가는 400.25달러까지 폭등한 것이다. 중국 교육업체인 골든선에듀케이션(GSUN)과 바이오업체 비라이트바이오(BLTE) 역시 상장일로부터 주가가 각각 650%, 46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외 온라인 금융서비스업체 중양파이낸셜(TOP)은 최근 주가 하락폭이 컸지만 여전히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이(99.8%)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미국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 증시에는 총 44개 종목이 신규 상장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수치다. 주가도 주춤해 신규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대표 공모주 상장지수펀드(ETF)인 ‘르네상스 IPO ETF’의 경우 연초 대비 42.92%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강도 높은 긴축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확실한 성장성은 오히려 귀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4개 신규 성장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긴축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기업에 투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일례로 상장 첫날에만 주가가 307.5% 올랐던 골든선에듀케이션의 경우, 중국 내에서 틈새시장인 제2외국어 교육 부문을 특화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골든선에듀케이션의 교육 센터와 파트너십을 맺은 학교들이 중국 전역에 분포해 현재 8000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미래 성장 섹터인 바이오·핀테크에 속한 업체들 역시 올해 부진했던 IPO 환경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AMTD 그룹에서 핀테크 부문으로 분사한 AMTD디지탈의 경우, 디지털 자산 관련주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4거래일 동안만 주가가 800% 넘게 폭등 중이다. 비라이트바이오는 영구 실명 등 안구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로, 현재로선 치료가 불가능한 스타가르트병 등에 임상을 진행 중에 있어 개발 성공 시 높은 수준의 이익 성장을 이룰 것으로 평가된다. 2월 4일 상장한 종양 치료제 업체 누벡티스 파마(NVCT) 주가 역시 76% 수준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